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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시작을 결코 가벼이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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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2-12 12:14:04


3초의 법칙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랑에 빠지는 시간이 3초라는 건데요, '너의 결혼식'에 나오는 김영광이 박보영을 보고 혼자 읊조리는 독백입니다.
사실 박보영 정도면 3초가 아니라 0.3초컷일거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굳이 묻지 않아도 지금 옆에 있는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그런 사람들이었겠죠.(설령 아니라 해도 그렇게 답하는 게 서로의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이 3초의 법칙은 사실 보여지는 면이 전부입니다. 예를 들면 환하게 웃는데 이쁠 때, 일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쁠 때,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이쁠 때, 찡그리며 머리를 묶는 데 이쁠 때입니다.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이쁠 때를 잘생길 때로 바꿔주시면 됩니다.

외모가 뛰어난 상대방에게 반하는 것은 본능입니다.
그렇기에 저도 이 3초의 법칙에 의거해 이성을 만났던 적이 있었구요.
'이 사람을 내 여자친구로 만들고 싶다.'라는 본능에 의거해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대차게 까이거나 부끄러운 경험들도 많이 했지만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 한 달 정도는 참 행복한데 그 한 달이 지나고 힘들거나 지치는 경우가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이성을 보는 기준에서도 약간의 여유를 갖게 된 것 같아요.

여행 좋아하시나요? 저도 가끔씩 하는 여행은 참 좋아합니다. 낯선 곳에 가서 낯선 풍경,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
잠자리가 불편하더라도 그것조차 여행의 묘미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몸이 찌뿌둥하고, 갖고 온 옷에서도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잠자리도 불편해지더라고요. 집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집에 가서 밀린 빨래를 돌리고 씻고 침대에 누워있으면 참 행복합니다.
다이나믹하지는 않지만 익숙하고 편안해요.

우스갯소리지만, 남자들의 이상형은 '처음 보는 여자'라고들 합니다. 그만큼 새로움을 좋아한다는 말이겠죠.
저도 가끔씩 카페에 앉아있다보면 계속 눈길이 갈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나, 어떤 모임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인연을 만들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이성이 있습니다.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거죠.
예전 같았으면 앞뒤 생각하지 않고 일단 들이대고 봤을테지만, 외모만 봤다가 끝이 안 좋게 끝난 경험들을 통해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노력합니다.
'먼저 대화를 나눠보고, 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을 천천히 보자.'
이를테면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하는 행동이나 자주 쓰는 단어들이 긍정적인지, 그리고 인생을 대하는 태도나 가치관의 진중함같은 것들이 되겠죠.
대화를 했을 때면 그 사람의 생각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요.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본능에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편입니다.
3초 만에 반하더라도, 3주를 꾸준히 지켜 보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은 대개 저에게 집 같은 편안함을 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가끔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가지고 있더라고요.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는 건강한 만남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설령 헤어지더라도 저주를 퍼붓고 악담을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너 덕분에 나도 참 많이 변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며 그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이요.

주변에 3초의 본능에 이끌리는 친구들이 SOS를 요청할 때면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가볍게 시작하는 건 너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니가 지는 거야. 그러니 일단 만나보되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구요.

여러분이 함께 있을 때 설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집 같은 사람을 만나시길, 그리고 이미 연애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여러분 옆에 함께 하는 분이 그런 사람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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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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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1: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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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1:38:07

이거 진짜 명문이네요.

 

'가볍게 시작하는 건 너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니가 지는 거야. 그러니 일단 만나보되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늘 주제 말고도 연애라는 큰 주제에서 정말 중요한 마음가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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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1:51:46

정성어린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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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1:56:44

요즘 이별로 힘들어 하는저에게 정말로 크게 와닿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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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2-12 12:05:54

여행에 대한 생각과 느낌이 저와 너무 비슷해서 정말 공감되는 글이네요.

 

저도 여행 정말 좋아하지만 결국엔 집으로 돌아오려고 떠나는거고,

 

일상에 익숙해져 가다보면 또 여행이 그립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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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2:11:26

'굳이 묻지 않아도 지금 옆에 있는 여자친구가 남자친구가 그런 사람들이었겠죠.'
좋은 글에 이상한 문장이 있습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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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2:21:16

심기를 어지럽혀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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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2:39:21

지금 칼 필레머 책을 읽고 있는데
비슷한 내용이라 이 글을 끝까지 재밌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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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2:39:39

 여행은 어떻게 보면 돌아오려고 하는 행동이니까요.

여행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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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3:43:19

항상 비유가 찰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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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7:52:34

전 개인적으로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관계의 시작을 막까지는 아니겠지만 너무 고민하고 어렵지 않게 했으면 해요. (물론 결혼 전까지 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도 어떤 이성을 좋아하는지 자기와 맞는지 안맞는지 만나봐야 압니다.

물론 너무 사랑해서 계속해서 맞춰나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생각보다 서로 맞춰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결혼 전 책임이라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가벼울 때 기회가 된다면 일단 호감이 간다면 만나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어떤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경험해보고 그 단점을 감당하기 힘들면 다른 사람을 만나서 또 그 사람에 대해서 경험해보다보면서 자기가 상대방의 어떤 부분과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감을 찾을 수 있어요.

 

이상 지나가는 40대의 간단 요약으로 많이 만나봐야 알지라는 꼰대멘트였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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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20:10:11

그렇게 기다리는 3주는 썸인가요? 사귀는 시점부터인가요?

소개팅으로 시작하면 3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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