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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뚝딱이아빠님의 연애관련 글을 보고 문득 생각나는 시 투척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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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23:52:00

유빙(流氷) - 신철규

입김으로 뜨거운 음식을 식힐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언 손을 녹일 수도 있다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시계 방향으로,
나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커피 잔을 젓는다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우리는 마지막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못했다

점점, 단단한 눈뭉치가 되어갔다
입김과 눈물로 만든

유리창 너머에서 한 쌍의 연인이 서로에게 눈가루를 뿌리고 눈을 뭉쳐 던진다

양팔을 펴고 눈밭을 달린다

꽃다발 같은 회오리바람이 불어오고 백사장에 눈이 내린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하얀 모래알
우리는 나선을 그리며 비상한다

공중에 펄럭이는 돛
새하얀 커튼

해변의 물거품

시계탑에 총을 쏘고
손목시계를 구두 뒤축으로 으깨버린다고 해도

우리는
최초의 입맞춤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시계 방향으로
당신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우리는 천천히 각자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른 속도로 떠내려가는 유빙처럼,

* 이 시는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입니다.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2017)에 수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작년 3월쯤 매니아에 글도 남겼었지만 6년 만난 친구의 바람으로 엄청 힘든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관계를 유지라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바람 핀 사실을 알고서도요.)

밑에 뚝딱이아빠님이 남겨주신 글에서처럼, 빨리 이 사람이 지금까지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님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어야 했는데, 그럴 용기가 없어 바람 핀 사실을 알고서도 1년을 넘게 휘둘렸네요. 아직도 그 상처가 너무 크게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과 '최초의 입맞춤'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약 두달 전에야 깨닫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중입니다. 잎으로는 꼭 줄어든 불행만큼 행복이 오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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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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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3 01:18:34

사람은 본인과 비슷한 사람을 찾게 된다 생각하는데, 글쓴이님만큼의 시야를 가지신
여성분이 꼭 글쓴이님을 찾고 있을테니
혼자서만 너무 끙끙대지 마시고
담담하게 기다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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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3 11:45:08

저도 그 글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바람 참 쉽지 않죠 자신이 할 땐 왜 그렇게 짜릿한데 저의 애인이 그랫다면 왜 그렇게 저릿할까요 내로남불 결국 입장을 바꿔봐야 알 일들입니다 육년이면 여러번의 위기를 넘기셧겠네요 하지만 결국 인연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최근에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랑에 운명이 있다고 누구는 운명을 개척하는거라고 하고 누구는 순응하는거라 합니다 Espionage 님도 자신은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인지 혹은 순응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그러한 사랑을 찾아 꺼날 용기를 가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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